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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중국 시장 왕좌 되찾기 위해 ‘오프라인’ 전략…‘체험 매장’ 1000곳 신설

샤오미, 중국 시장 왕좌 되찾기 위해 ‘오프라인’ 전략…‘체험 매장’ 1000곳 신설

기사승인 2017. 07. 0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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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샤오미글로벌커뮤니티 페이스북
최근 주춤하고 있는 샤오미가 중국 휴대전화 시장의 왕좌를 되찾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 판매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4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샤오미는 2019년까지 중국 전역에 1000개의 오프라인 ‘미 홈(Mi Home)’ 매장을 열 계획이다. 매장 수로만 따지면 애플의 전세계 매장보다 2배나 많다. 샤오미는 이를 통해 2021년까지 매출을 700억 위안(약 12조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2010년 창업한 샤오미는 주로 온라인 판매를 통해 인기를 얻은 브랜드로, 오프라인 매장 운영 경험은 거의 없다. 주로 온라인 깜짝 세일과 소셜미디어 홍보로 판매를 이끌어왔고 2014년에는 이를 통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당시 샤오미의 기업가치는 우버를 넘어 450억 달러(약 51조 7000억 원)에 달했다. 이처럼 샤오미의 승승장구가 이어지자 업계에서는 샤오미의 공동창업주 레이쥔(雷軍)을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안정 성장기에 들어서자 오프라인 매장이 거의 없는 샤오미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한계를 겪기 시작했다. 2011년 개장한 최초의 ‘미 홈’은 매장이 아니라 사람들이 수리를 맡기거나 온라인 주문한 제품을 픽업하는 수준의 ‘서비스센터’에 가까웠다. 이에 직접 체험해보고 구매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오포나 비보 등 경쟁사 제품으로 옮겨갔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로 추락하는 시련을 겪었다. 판매량은 화웨이·오포 등 선두주자의 절반 이하 밖에는 되지 않는다.

이에 오프라인 시그너처 매장 설립으로 브랜드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해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샤오미는 현재까지 100여 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컨설팅기업 IDC차이나의 진 디 리서치매니저는 “중국 브랜드들이 체험 매장을 짓는 것은 브랜드가 고소득층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게끔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샤오미의 장기 전략과 일치하며, 샤오미는 이제 막 출발선을 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략은 현재까지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바로 전자제품 매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의 플래그십 아울렛 스토어에는 곳곳에 마련돼 있는 애플스토어 스타일의 목재 테이블에서 샤오미의 신제품 스마트폰 ‘Mi 6’을 체험해 보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어린 손자를 데려 나온 할머니와 매장에서 쉬는 시간을 보내는 외국인 노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왕샹(王翔) 샤오미 부회장은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스마트폰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를 잡아야 한다”면서 “사람들이 우리의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우리의 팬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업은 특히 2·3선 도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1선 도시만큼 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며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의 치솟는 부동산 가격이 오프라인 매장 확대 전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 주 홍콩 코즈웨이베이 상점가의 한 이름 없는 건물 8층에 매장을 오픈했다. 그러나 이 곳은 매장 근처에 여행사만 잔뜩 밀집해 있어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불과 몇백 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애플스토어가 대로 한복판의 고급 상점 건물 여러 층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애플스토어는 넓은 매장에 소량의 제품만을 전시하고 있지만, 이 ‘미 홈’은 샤오미의 수트케이스·여행용 베개·선글라스·보조배터리 등 온갖 제품이 다 진열돼 있어 좁은 공간이 더욱 비좁아 보이는 형편이다.

니 카이위안 중국철도건설공사 매니저에 따르면 좋은 위치에 있는 대형 쇼핑몰 건물 임대료는 1㎡당 월 600위안(10만 원)에 달한다. 매장 규모를 감안하면 월세만 몇천만원이 훌쩍 넘는 셈이다. 샤오미는 산둥성 지난(濟南)시 매장에 1㎡당 월 450위안(약 7만원) 가량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다. 일부 매장은 월세 대신 수익의 일정 비율을 나눠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니 매니저는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은 보통보다 월세가 15% 혹은 그 이상 더 높다”면서 “2·3선 도시의 유동인구가 많은 쇼핑센터의 임대료는 결코 싸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샤오미는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것이 그만큼의 지출을 감수할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샤오미 공동창업주 린빈(林斌) 사장은 베이징 북부에 위치한 260㎡(약 79평) 규모 매장의 매출이 4월 한달동안에만 100만 위안(약 1억 7000만 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샤오미는 1000개의 매장에서 연평균 700만 위안(약 12억 원)씩을 벌어들인다는 목표다.

샤오미의 이런 공격 태세를 경쟁 기업들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오포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전자제품 체인점 ‘디폰’의 베이징 매장 직원 첸위화는 “샤오미가 돌아온다니 확실히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비보와 오포가 현재는 매우 인기가 있기 때문에 아직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내년에는 어려운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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