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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짝퉁 화장품 덕에…`엠태그` 대박

서찬동 기자
입력 : 
2017-01-04 17:05:31
수정 : 
2017-01-05 11: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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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브릭 마스크팩 정품인증라벨, 10원대 납품 1년만에 150억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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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대표가 '엠태그'를 소개하고 있다.
중국산 '짝퉁(위조)'으로 화장품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진 가운데 오히려 그 덕에 대박을 터뜨린 스타트업이 나와 화제다. 정품과 위조품을 구별하는 정품 인증라벨 '엠태그'를 생산해 화장품업체 등에 납품하는 나노브릭이 그 주인공이다. 라벨 낱개 한 장당 10원대부터 비싼 것은 수백 원으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1년 만에 국산 마스크팩이 중국 시장에서 수억 장이 팔리면서 매출(수주 포함)150억원을 올렸다. 주재현 나노브릭 대표는 "화장품부터 명품·의약품·패션의류·IT 제품 등에 이르기까지 위조 기술은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어 복제가 힘든 위조 방지 기술도 더욱 각광받고 있다"며 "올해는 화장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출기업 브랜드의 정품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브릭이 엠태그 연구개발(R&D)에 들인 시간만 7년에 달한다. 엠태그는 나노 기술을 활용해 복제 가능성을 차단한 위조 방지 라벨이다. 자기장에 의해 색이 변하는 소재로 만들었는데 500원짜리 동전 크기만 한 라벨 한 개에 균일한 크기의 미세 나노 입자 수천만 개가 코팅돼 있다. 제품 포장지에 부착된 엠태그에 고무자석이나 휴대폰 자석을 갖다 대면 정품은 라벨 색상이 갈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지만 위조품이면 변하지 않아 정품 여부를 알 수 있다.

고난도 기술이 집약돼 전 세계적으로 나노브릭만 원천기술을 보유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 위조 방지 기술은 중국에서 쉽게 모방되곤 했지만 나노 기술은 제작을 위해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들어 모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기술에 가장 먼저 주목한 곳은 화장품 업계다. 나노브릭은 2015년 12월 엠태그를 처음 출시한 후 코리아나화장품, 더우주, 제이준코스메틱, 잇츠스킨, 닥터자르트, 바닐라코, 리더스코스메틱 등 화장품 업체들과 계약을 맺었다.

또 일본 웨이브코퍼레이션과 중국 아이미리(Aimili), 한미뷰티 등 화장품 업체에 납품을 시작했다. 김희연 나노브릭 마케팅담당 이사는 "중국에서 국산 화장품이 히트를 치면서 수출용 화장품에 부착된 엠태그 라벨은 수억 장에 달한다"며 "출시한 지 1년 만에 수주액을 포함해 매출액 150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화장품 중에는 특히 마스크팩에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 마스크팩 1개 단가를 평균 3000~1만원으로 계산하면 몇십 원짜리 라벨로 그만큼 위조품을 근절하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나노브릭은 위조품을 근절하기 위해 정품 인증 앱 '엠체크'도 개발했다. 라벨에 인쇄된 QR코드와 시큐리티코드 온라인 인증을 통해 정품을 가려내는데, 위조품으로 판정되면 위치 추적까지 할 수 있어 위조품 유통 과정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매장에서 제품을 몰래 훔치면 '픽' 소리가 나는 도난 방지 기능도 접목했다.

나노브릭은 지난해엔 중국 구이저우성 마오타이 원액 제조업체 가운데 한 곳인 '헤이진자오'와 엠태그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산둥성 전통주 '산둥징즈'에도 라벨이 부착됐다. 명품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이 국내에 유통하는 오디오에도 엠태그가 부착됐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본사를 둔 글로벌 마케팅업체 '엠티이 엑스퍼트 트레이딩'은 자사가 유통하는 IT 제품에 엠태그를 사용하기로 하고 계약을 맺었다.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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