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콘텐츠기업, '금한령' 극복 묘수 던진다…對중국 우회전략 풀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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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종합 엔터기업 뉴스타일이 한국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사진은 뉴스타일이 제작·투자한 '커피프린스1호점'의 중국판 '왕자가배점'.

중국이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조치 중 하나로 한국 콘텐츠의 중국내 유통에 제동을 건 가운데, 양국 콘텐츠기업들이 '금한령(禁韓令)' 돌파를 위한 묘수를 던지고 나서 주목된다.
  
한류 콘텐츠의 직수입이 불가능해지자 우회적인 방법들로 양국간 기술 및 콘텐츠를 섞어 나가고 있는 것.
 
◆ 문화교류 단절에 '한국DNA' 섞기 위한 우회전략 속속 등장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과의 연예인 위탁 교육을 통한 중국스타의 한국 역수출을 준비하거나 지적재산권(IP)만을 제공하는 일반적 방식에서 벗어나 이번에는 자사 IP 콘텐츠를 한국에서 제작한 뒤 중국으로 역수입하려는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알맹이를 들여다보면 한류의 원동력이 되는 한국 제작진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겉으로는 중국자본이 투입된 형태라 과연 이 같은 방편들이 금한령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가장 비근한 예로 중국의 종합 엔터기업 뉴스타일미디어그룹(이하 뉴스타일)은 최근 국내 강관 제조업체 삼원테크와 한·중 엔터테인먼트 신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투자 제휴를 체결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9일 삼원테크가 뉴스타일을 대상으로 150억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동시에 50억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CB는 차치한 유상증자 규모만해도 현재 유통되고 있는 삼원테크 총 주식 수의 13.6%에 달하는 투자다. 
 
또 이에 앞서 국내시장에 우회상장한 중국기업 에임하이글로벌과 콘텐츠 제작·유통을 위한 '한국 뉴스타일 문화영상산업투자 1호 조합'을 설립하기도 했다.  
 
◆ '중국자본→한국제작→중국 역수입' 움직임
 
뉴스타일은 미디어 콘텐츠 제작 및 배급, 연예 매니지먼트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으로, 한국의 유명 드라마 '커피프린스1호점'의 중국판 '왕자가배점'을 제작·투자한 곳으로 더욱 유명하다.
 
이 회사는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 제작능력을 활용해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인기 IP를 한국에 들여온 뒤 국내 제작진의 손을 빌려 이를 드라마, 영화 등으로 제작, 이를 다시 중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게 그들의 구상이다.  
 
앞서 중국 광전총국은 매체를 상대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 한류 스타가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 한국 드라마를 번안한 작품 등을 일절 내보지 말라고 지시했다.
 
한국과 관련한 프로그램 가운데 한국의 포맷을 따와 중국에서 자체제작한 예능 프로그램만 유일하게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중국 엔터사들은 한국 내 엔터기업들에 중국 연습생들을 보내 연예인 위탁 교육을 맡기거나 한국에서의 데뷔를 추진하는 등의 방식으로 한류스타 만들기의 꿈을 이어 나가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국의 스타 트레이닝과 매니지먼트 체계의 성숙도를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들은 단편적인 교류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대안적 성격으로 평가 되지 못해왔다.
     
이런 가운데 한국 콘텐츠 제작자들의 기술이 녹아든 중국자본의 콘텐츠 역수출이라는 우회방안이 나오면서 '금한령' 극복의 묘수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다만 중국정부가 중국 미디어에 한국 연예인 및 한국 콘텐츠 소개를 막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제작된 중국 작품'에 대해서는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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