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1980년대 중동 건설 붐이 일던 때를 기억해 보자. 당시 새마을운동 정신으로 무장한 대한민국 근로자들과 건설·건축 관련기업들의 성공신화는 분명 중동과 대한민국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이끄는 경제외교 첨병 역할을 너끈히 해냈다. 게다가 오일머니를 벌어들인 우리 근로자와 기업들 덕분에 국내 산업화에 가속도가 붙었고 건설 경기 호황도 이어졌다. 이후 중동 붐은 끝났고, 2000년대 초반까지도 활황이 계속되던 국내 건설 경기도 저물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관련 기업들, 특히 대기업에 비해 건축· 건설 경기 침체 영향에 훨씬 민감한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활로를 찾을까. 더욱이 무형의 기술인 건축설계를 토대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중소기업이라면 어떨까.
㈜종합건축사무소 이상(대표 강철희, 이하 이상건축)은 지난 5월, 한·에티오피아 정상외교에 참여해 건설 관련 우리 기업들이 아프리카 신흥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음을 보여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정상외교에서 이상건축은 3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에티오피아 정부청사 재건축 및 도심 재개발 마스터플랜 설계 사업에 관한 수출 MOU를 체결했다고 강철희 대표는 밝혔다.
“대통령이 직접 한·에티오피아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가니, 드디어 수출 MOU를 맺게 되겠구나 싶었는데 예상대로 됐습니다. 아마도 정상외교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계속 미뤄지다가 흐지부지될 수도 있었던 프로젝트였는데, 정상외교 덕분에 마침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상징이 될 도심 재개발 설계에 관한 수출 MOU를 체결하게 되었습니다.”
강 대표의 설명처럼 이번 MOU 체결은 국가 간 비즈니스 분야여서 정상외교 참가 효과가 더욱 컸다. 특히 이상건축과 MOU를 맺은 에티오피아 최대의 국영기업인 에티오피아건설공사(Ethiopian Construction Works Corp.)의 하일레메스켈 테페라 사장은 “이상건축이 정상 경제사절단에 참여하여 더욱 신뢰하게 되었고, 한국의 우수한 건축기술과 프로젝트 관리운영 노하우를 전수받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실제 에티오피아건설공사는 이상건축이 에티오피아 경제사절단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듣고 1:1 수출 상담회장을 직접 방문하였으며, 3년간 지연되던 프로젝트 추진에 전격 합의하고 ‘정부청사 재건축 및 도심재개발 마스터플랜 설계 협력 MOU’, ‘인프라 개발 전반(수자원, 도로 등)에 대한 협력 MOU’ 등 3건의 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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